차를 마실 때도 예절이
있다.
다도란 차를 마실 때 멋으로
마시고 사람의 심성을 편안하게 하는 예절을 일컫는다. 여기서 삶의 멋과 편안함이란 몸과 마음을 건전하게 하며, 멋속에 삶의 도리를 다하자는
말이다. 유사 이래 우리가 즐겨 마시는 차는 기호음료로서 뿐만 아니라, 몸을 건강하게 하는 보건음료로서 각광 받아 왔다. 이러한 까닭에 우리
인간이 건전한 삶의 길을 걷는 데 있어서 가장 소중한, 몸을 튼튼히 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을 주는 귀중한 기호음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귀중한 음료를 그냥 마실 수는 없다.
차에는 정성과 예의범절이 담겨 있어야 제격이다. 또 동양적인 분위기 속에서 삶의 질을
높이고, 차의 맛을 멋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무한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차의 향기를 맡으며 서로 담소를 나눌 때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마음도 편해진다. 한 잔의 차를 정성스럽게 간맞게 끓여 정성과 예의범절, 그리고 청정한 분위기 속에서 마실 때 한없는 은혜로움과
맑음과 온화함과 정성스런 예지가 생활에 넘쳐날 수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다도'란 우리 인간의 몸과 마음을 모두 마시는, 멋과
더불어 건전하게 하는 삶의 길이라 하겠다.
다도(茶道)와 다례(茶禮)의 차이
다도와 다례의 차이는 얼핏 보면
같아 보이지만, 그 질과 양에 있어서 엄연히 다르다. 연구대상의 양에서 볼 때 다도는 그 폭이 광범위하며, 질에 있어서도 구도적인 색채가 짙다.
한 마디로 '다도'란 차와 더불어 심신을 수련하여 다도의 멋에서 삶의 도리를 추구하는, 차에 관한 전반적인 수련의 길이다.
반면에
'다례'란 차를 마심에 있어 이를 중점적으로 다루는 예절과 심신의 수련을 말한다. 이러한 까닭에 다도학을 연구함에 있어서 다도정신, 차문학,
차역사를 비롯하여 산지의 작성과 기후, 차와 차학문과의 관계 등 광범한 연구와 더불어 다례가 핵심을 이룬다. 그러나 다례는 그 양면에 있어서
다도의 핵심적인 부분에 속할 뿐이다. 이를 불교에 비유한다면 마치 참선과 같은 존재이다. 참선은 불교의 핵심이지만, 그 자체가 불교는 아니다.
다례란 예절을 갖추어 신명, 부처, 사람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인데 행다할때의 복장은 차를 우릴때 편안하고 복장의 형식과 색채는
다구와 차를 마시는 환경과 잘 어울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지나친 화장과 향수는 차맛을 감상하는데 영향을 주므로 하지 않거나 엷게 하여야 한다.
머리카락은 가슴까지 늘어뜨리지
말고 단정하게 하고 두손은 행다 동작의 가장 중요한 미감을 자아내므로 깨끗이 하고 반지나 시계 팔찌 같은 장식품은 착용하지 않는다.(긴손톱이나
메니큐어는 절대 안됨) 손동작은 자연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다워야 하며 운율이 있는 동작으로 다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실용다법
넓은 의미의 다도는 실용 다법까지를
포함한다. 그러나 엄격한 의미에서의 다도와 구별하기 위해 실용적인 다법을 '실용 다법'이라고 일컫는다. 쉽게 말하면, 커피나 홍차 대신 우리
몸에도 좋고 전통적인 얼이 담긴 차를 가장 간편하게 마시는 방법이다.
실용 다법에서는 어떤 격식이나 번잡한 절차 등을 요구하지
않는다. 간단하게 차를 마시는 방법과 기본적인 예절만 갖추면 된다. 이것이 차 생활의 저변 확대 및 대중화에 있어서 가장 간편하고 중요한 실용
다법으로서 전문적인 다도연구가들이 하는 방법이 아닌, 초보자나 애호가들이 행하는 방법이 모두 이에 속한다.
장생불사의 영약'으로서의 차
우리 조상들은 차의 효능이 인간의 정신과 육체에
미치고 있음을 깨닫고 예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서 옛날에는 차를 '선단'(仙丹) 또는 '단약'(丹藥)이라고 불렀다. 이는 차가
'영약'(靈藥)으로서 이를 마시면 '장생불사(長生不死)의 신선이 된다'는 관념에서 나온 말이다. 이렇게 차를 선단이라고까지 극찬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조상들이 차를 즐겨 마신 가장 큰 이유는 차가 건강에 이로웠기 때문이다.
초의선사는 '동다송'(東茶松)에 다음과 같은 구전을 실어 차의 신령스러움과 약용으로서의 효능을 일깨우고 있다.
'수나라 문제가 황제로 등극하기 전의 일이다. 어느 날 그는 귀신이 자기 뇌를 바꾸는 꿈을 꾸고서 이를 몹시 상심한 나머지 병석에 몸져 누워 일어날 줄을 몰랐다. 그때 한 스님이 차를 마시라는 처방을 내렸다. 이에 따라 차를 정성들여 달여 마셨더니 근심걱정이 사라지고 심신이 가벼워졌다. 이 말을 전해들은 세상 사람들이 비로소 차의 효능을 깨달았다.'
또 그의 '동다송'(東茶松)에는 '天人(天人)과 신선(神仙), 사람과 귀신이 더불어 차를 애중함은 차의 됨됨이가 기절(奇絶)함이라'고 하였고, 차에는 다음과 같은 아홉 가지 미덕이 있다고 밝혔다.(茶之九德)
머리에
이롭고(利腦)
귀가 밝아지고(明耳)
눈이 밝아지고(明眼)
입맛이 더하고(口味助長)
술을 깨게 하고(醒酒)
피로를 풀며(解勞)
갈증을 멈추게 하며(止渴)
추위를 막으며(防寒)
더위를 물리친다.(斥暑)
인간은 태고부터 자연수를 마셨다. 그러나 불을 발견하면서부터는 끓여서 마시는 법을 알았다. 또 병이 났을 때 약용으로 식물의 뿌리, 잎, 열매, 줄기 등을 달려 마시면서 약효가 있음을 깨달았다. 이후 '차는 맹물보다 훨씬 맛이 좋다'는 사실을 터득하여 약용은 물론이거니와, 기호음료로서 애용하기에 이르렀다.